군에 입대하여 훈련소를 마치고 막 자대에 배치되었을 때 압존법때문에 꽤 고생을 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압존법이 뭔지 아주 생소할 수도 있는데... 사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높여야 할 대상이지만 듣는 이가 더 높을 때 그 공대를 줄이는 어법. ‘할아버지, 아버지가 아직 안 왔습니다.’라고 하는 것 따위이다"
정의에 딸린 예문만 봐도 금방 이해가 되겠지만... 재미삼아 제가 군에서 겪은 상황을 보태겠습니다.(전 전경 출신이라 계급이 육군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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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박 수경: 야! 신삥! 이거 작업복 다림질 누가 했어?
나: 네, 이경 ooo! 박 수경님, 좀전에 이 상경님이 하셨습니다!
선임 박 수경: 뭐? 이 상경님? 이 상경이 내 위야? 이것들이 정말... 애들 똑바로 안가르쳐!
나: (헉! 죽었구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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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전세계에서 우리말에만 있는 현상일거라 생각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암튼 오늘 저희 교회 집사님과 채팅 중에 제가 애매한 상황에서 관례(?)에 따라 압존법을 잘못 사용한 뒤 사실 이러이러해야 압존법을 바르게 쓴 거라고 말하니 그 집사님 왈: "우리 기도할때 ㅁㅅ님 ㅈㅅ님 더 말이 안 되죠 ㅋ 나도 기도문 쓸때 자주 고민했던...ㅋ 이번주 난데... 시도해 볼까요? ㅎ 난리 날까?"
# 참고로 시님에선 SNS 채팅 검열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한 작은 몸부림으로 교회 관련 용어들을 숨기려고 노력합니다. ㅁㅅㄴ(목사님), ㅈㅅㄴ(집사님), ㄱㄷ(기도) 등등요...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요...
다시 돌아가서... 저는 "100% 난리 나겠죠... 완전히 굳어진 거라서... ㅎ"라고 대답해 놓고는 관련해서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정말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듣고 계심을 인식한다면 하나님 이외의 것들은 전부 낮추어야 맞는데... 실재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관념적인 하나님을 대상으로 기도를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두렵고 부끄러움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기도할 때 잘못 쓰이는 압존법 문제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제가 느낀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다소 병적인 걸까요? 물론 될 수있는 대로 바른 언어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한 저의 개인적인 감상일 수도 있겠지만... 함께 고민해 볼만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나눕니다.
하나님보다 위에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그저 주안에서 다 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호칭 자체가 습관이 되다보니 더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고 하나님께 기도를 할 때는 목사님 보다는 목회자의(형제님의)
~~라고 하며 기도를 하는게 더 낮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때 교회안에서 존중받을만 하다면
뒤에 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건 상관없다고 생각을 하며 일반적으로는 형제 자매의 호칭이 더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도할 때 부분에 있어서 고민하시는 부분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알려주셔서 감사하고 저에 경우에는 목회자라는 표현과 집사님이라는 호칭
대신 형제님이라는 호칭으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