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물러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천주교 신자인 바이든이 취임식에서 손을 얹고 선서한 성경은 백악관의 링컨 성경 같은 것이 아니고, 그가 가보로 보관 중인 두에-랭스 성경이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찢겨나간 책등에 Douay & Rheims라는 글자가 보인다.
두에- 랭스 성경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전례용 성경으로 사용하기 위해 두에 영어 대학교에서 라틴어 불가타(Vulgata)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성경이다. 두에와 랭스는 이 성경을 출판한 프랑스의 대학이 위치한 도시인 두에(Douai, Douay)와 랭스(Reims, Rheims)를 뜻한다.
5인치 두께의 이 성경은 1893년부터 바이든 가족이 소유했던 것으로 바이든은 1973년 첫 상원의원 선서 때부터 취임 선서를 할 때마다 이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2009년과 2013년 부통령 선서 이후 대통령 취임에서도 이 성경을 사용한 것.
1582년과 1610년에 각각 신약과 구약이 번역된 두에-랭스 성경은 종교개혁 이후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종교와 사상을 지배하던 프로테스탄티즘에 맞서 가톨릭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수호하기 위한 성경이었다. 당시 종교개혁 운동에 맞서 가톨릭의 개혁에 나선 영국의 가톨릭교도들에게 이 성경은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한마디로 종교개혁자들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성경이라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에게서 전통적인 종교개혁자들과 건전한 복음주의자들이 사용한 킹제임스 성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역시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을 또 트럼프가 낫다는 말로 이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 트럼프는 꼬리를 내리고 나홀로 송별식을 하고 떠났으며 지지자들과 백인 우월주의자, 퀴어넌 등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는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불가타 성경은 5세기경에 라틴어로 번역된 가톨릭 성경이며, 신구약 66권에 제2경전 10권이 포함되어 76권으로 구성되었다. 현재의 가톨릭 성경도 우리가 쓰는 것과 구성이 다르다.
정경에서 제외된 구약성경 외경은 15개 정도가 있는데, BC 400년부터 예수님 탄생 직전까지 기록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로마 가톨릭은 이 책들 중 7권을 더 채택해 46권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개신교가 신구약 66권을 사용하는 것에 반해 가톨릭은 73권을 사용한다.
바이든의 종교가 미국 정치와 세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지만 기독교의 후퇴와 세속화는 지금처럼 계속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바이든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대통령도 그 물결을 막거나 기독교 부흥에 힘을 주지 못했고, 오히려 기독교는 정치에 이용만 당했다. 세상의 왕들과 위정자들 중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없음을, 모든 크리스천이 하루빨리 인정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트럼프는, 오바마도 선서했던 링컨의 킹제임스 성경 위에 굳이 다른 현대역본(RSV) 성경을 얹고 선서했는데, 이 성경은 천주교 계열 사본에서 번역한 것이다.
두에-랭스 성경
https://ko.wikipedia.org/wiki/%EB%91%90%EC%97%90-%EB%9E%AD%EC%8A%A4_%EC%84%B1%EA%B2%BD